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계약은 오타니의 팀메이트이자 완벽한 타자 마이크 트라웃의 12년 5천억 계약입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올해가 끝나고 FA가 되는 오타니가 계약 총액 6천억은 가뿐히 넘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과연 오타니는 세계 최고의 무대 MLB에서 얼마나 잘하고 있는 걸까요?
먼저 타자 오타니는 올해 약 3할 타율에 34홈런을 기록 중이고 무려 56홈런 페이스입니다. 계약 총액 5천억, 4천억 이상 받는 마이크 트라웃, 브라이스 하퍼, 매니 마차도 이 괴물같은 선수들도 오타니 앞에서는 다 귀여운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이 세 선수들은 수비도 다 잘하는 오각형 선수들이지만 이 선수들 수비할 때 오타니는 뭐하는지 아시지요? 마운드에서 공 던집니다. 그것도 그냥 공이 아닙니다.
올해 투수 오타니는 7승 4패 방어율 3점대 초반을 기록 중입니다. 작년에는 15승 9패 방어율 2.33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보여줬는데, 올해도 비슷한 페이스입니다. 왠만한 팀의 1-2선발정도 되는 대단한 투수입니다. 오타니의 팀 에인절스는 아메리칸 리그 소속이라 지명타자도 있어서 그의 투수 기록이 더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아 참, 에인절스의 지명타자는 누군지 아시지요? 바로 오타니입니다. 보통 지명타자는 팀 내에서 타격을 제일 잘하는 홈런 타자로 배치를 하는데 에인절스에서는 오타니가 바로 그 선수입니다. 전 세계 최고 무대 MLB에서 최고의 타자이자 최고의 투수인 오타니, 그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오타니는 인구 12만명정도 되는 이와테현 오슈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오타니의 어머니는 배드민턴 선수였고, 아버지는 야구부 코치셨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최고 스포츠 선수인 손흥민 선수와 조금은 비슷한 집안 배경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어렸을 때 오타니는 좋은 은사님을 만났습니다. 보통 일본 유소년 야구선수들은 반복적이고 따분한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오타니는 은사님의 자유로운 코칭 속에서 야구를 최대한 즐기도록 배웠다고 합니다. 덕분에 현재 에인절스에서도 오타니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야구를 즐기면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재능은 남달랐습니다. 유소년 시절 오타니가 타구를 당겨서 홈런을 너무 많이 쳐서 팀 내 야구공이 부족해졌다고 합니다. 곤란해진 코치님이 오타니에게 말했습니다. “너가 자꾸 홈런 쳐서 공이 없어진다 ^^; 한 번 밀어치는 타격도 연습해보렴”. 밀어치는 연습도 하고 홈런도 덜(?) 내고, 코치님의 아이디어가 돋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때부터 오타니는 밀어치는 연습을 미친듯이 하게 됐고,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밀어쳐서 낸 홈런 중에 가장 빠른 타구 속도를 기록합니다 ㄷㄷ
투수 오타니 역시 고등학교 때부터 160키로를 찍었고 그 당시 포수는 오타니의 직구는 받으면 손이 너무 아팠고 슬라이더는 못 잡을 정도로 많이 휘었다고 했습니다. 요즘도 160-165키로 사이는 밥먹듯이 던지고 있습니다. 오타니는 193cm에 약 100키로라는 탈아시아인 신체와 운동능력을 갖고 있는데, 저는 사실 그의 피지컬보다는 야구를 향한 순수한 사랑과 열정이 훨씬 더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의 만다라트 (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작성)를 보시면 머릿속에 야구와 인간 됨됨이를 가꾸겠다는 생각밖에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그는 투수, 타자를 진짜 다 하고 싶어하는 거 같습니다. 사실 오타니는 2013년에 일찌감치 MLB에 진출할 기회가 있었는데, 일본의 니혼햄 파이터스가 오타니에게 투타 겸업을 보장해주고 언제든 계약을 해지하고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서 결국 2013년에서 2017년까지 4년 계약을 이끌어냈습니다.
니혼햄에서의 4년 계약을 마치고 2018년 MLB로 넘어오게 되는데 사실 오타니는 2500억(!)넘게 손해를 보면서 미국으로 넘어왔습니다. MLB는 해외에서 오는 25세 미만 선수들에게는 루키 최저 임금을 주게끔 해놔서 에인절스는 그 당시 24세였던 오타니에게 2018년에 연봉 약 7억밖에 안줬습니다;; 물론 사이닝 보너스가 30억 가까이 되긴 했지만 그의 대단한 몸값에 비하면 너무 헐값이었습니다.
오타니는 1년 더 일본에서 선수 생활하고 25세가 지나서 미국에 오면 루키 계약이 아니라 FA 신분으로 적어도 계약 총액 2천억은 받으면서 장기계약을 통해 미국에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1년이라도 빨리 세계 최고 무대에서 뛰어보는 게 중요했던 거 같습니다. 지금 그의 예상 몸값이 6천억, 7천억이니 그의 선택은 너무나도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사실 오타니의 MLB 생활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2021년 시즌 전까지 매 시즌 부상을 달고 살았고, 투수들에겐 엄청 큰 수술인 토미 존 수술도 하고 여기 저기 많이 다치고 크고 작은 수술들을 했습니다. 에인절스 팀은 오타니를 위해 투구 수 제한도 하고 출전 시간도 최대한 배려해줬지만 부상을 피하긴 어려웠습니다. 전문가들은 역시 이도류, 투타 겸업은 불가능하고 타자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말했습니다.
일리가 있는 말인게, 보통 선발 투수가 선발 경기에 뛰는 날 경기 시작 6시간 전부터 와서 준비한다고 하고 타자들 역시 경기 시작 6시간 전부터 구장에 와서 몸을 푼다고 합니다. 투수, 타자들 각각 경기 시간까지 합치면 약 9시간 가량 근무(?)하는 셈입니다. 근데 오타니는 선발 투수, 타자를 다 하니 다른 선수들에 비해 얼마나 바쁠지 상상도 하기 어렵습니다.
2021년, 에인절스 구단은 오타니에게 뜻밖의 지령을 줍니다. “투구수 제한 출전시간 배려 이런 거 강요 안할테니까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선발 투수로 뛰는 날도 타자 하고 싶음 해”. 그 때 이후 오타니의 기록이 폭발하기 시작합니다. 야구치료가 답이었던 걸까요? 올해 오타니는 선발 투수로 10개의 삼진을 잡고 그 당일날 타자로도 출전해서 2개의 홈런을 치는 등,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내고 있습니다.
야구치료가 또 일리가 있는 게 작년에 GQ에서 오타니의 What’s in my bag?을 찍었는데 야구 용품들은 그렇다치고 난데없이 베개 이야기를 합니다.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온 베개라 덕분에 잠을 너무 잘 자서 야구에 집중할 수 있다고…오타니는 야구를 마음껏 하게 해주면 되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오타니 같이 투수, 타자를 다 MVP급으로 잘하는 선수는 본 적이 없어서 오타니의 몸값을 책정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는 착한 성격, 선한 이미지, 깨끗한 사생활, 순수한 모습까지 갖고 있어서 기업의 광고 모델로 쓰기에도 완벽합니다. 실제로 그는 뉴발란스, 데상트, 휴고 보스 등 9개의 브랜드에서 스폰서를 받고 있고, 스폰서로 인한 수입이 연간 250억으로 MLB 전체에서 압도적으로 1등입니다.

원정 경기 가면 “내년에 우리 팀으로 오세요!”라는 원정 팬들의 메세지를 볼 수 있는데요, 과연 오타니의 행보는 어떻게 될 지, 얼마나 큰 계약을 할 지 앞으로의 모습이 너무나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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