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는 리오넬 메시를 2006년에 놓치고 스테판 커리를 2013년에 놓칩니다.
리오넬 메시는 2006년 당시 19살이었고, 바르셀로나 1군에 일찌감찌 데뷔해서 자신의 비범한 실력을 이제 막 보여주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말도 안되는 업적들은 대부분 20대, 30대 때 달성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영상에서 다뤘으니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테판 커리는 2013년 당시 25살이었고, 운동선수의 전성기라고 볼 수 있는 나이긴 했으나 대부분의 업적을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달성합니다.
그는 2015년부터 포텐셜이 폭발해서 NBA 최고 스타, 역대 최고의 슈터가 되었고 2015, 2017, 2018, 2022년 총 네 번이나 NBA 파이널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메시, 커리 두 선수 다 나이키와의 계약이 불발된 후 포텐이 터지고 축구, 농구 분야에서 역대급 선수가 되었습니다.
나이키는 2006년, 2013년 당시에도 최고의 운동 선수들을 후원하는 스포츠 브랜드였고, 수많은 운동선수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메시, 커리의 장밋빛 미래, 아니면 적어도 훌륭한 커리어는 분명 예측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근데 대체 왜 이 두 선수들을 놓치게 된 걸까요?
한 가지 힌트는 나이키가 초심을 잃었다는 데에 있습니다.
메시는 10대 때부터 나이키 축구화를 주로 신었습니다. 다만 아디다스의 구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2006년 그가 19살이 되었을 때 아디다스는 그당시 거액이었던 13억 후원금을 매 년 메시에게 주겠다고 이야기합니다.
나이키는 아직 10대인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아디다스와 출혈 경쟁을 벌이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일단 한 발짝 빠집니다.
그리고 큰 실수를 합니다.
2006년 당시 메시 아버지가 나이키에게 “메시 운동복, 축구화가 다 떨어져서 그러는데 운동복 몇 벌, 축구화 몇 켤례만 주세요" 비교적 평범한 부탁을 했는데 나이키가 메시 아버지의 부탁을 읽씹하고 대답도 안했다고 합니다.
메시는 어렸을 때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이키의 무응답이 메시 가족에게는 특히나 큰 상처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메시 아버지는 훗날 월스트릿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이 메시가 나이키와 결별하고 아디다스와 손을 잡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 회고합니다.
나이키 입장에선 지금 생각해보면 수십 조 어치의 실수를 한 것입니다 ㄷㄷ
나이키가 커리를 놓쳤을 때에는 더 어이없는 실수들을 연발합니다. 나이키가 커리를 설득하려고 커리와 커리 부모님과의 미팅을 셋업하고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준비했습니다.
근데 그 슬라이드에서 커리 이름을 스테판 커리로 쓴 게 아니라 “스테폰" (Stephon) 커리라고 오타를 낸 것입니다.
문제는 발음도 스테폰이라고 계속 발음해서 자신들이 뭘 실수했는 지도 모르고, 사전 조사를 열심히 안한 걸 다 들켜버립니다.
설상 가상으로 이 파워포인트 덱은 케빈 듀란트를 설득할 때 썼던 덱을 그대로 갖다 썼는데, 이름도 제대로 바꾸지 않아서 “Kevin Durant”라는 이름이 버젓이 적혀있었습니다.
커리 아버지이자 NBA 스타였던 델 커리는 훗날 “커리 이름을 잘못 발음한 건 백번 이해해도 ‘케빈 듀란트' 이름을 발견한 순간 나이키와 계약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커리와 나이키의 관계는 산산조각 나버립니다.
스테판 커리는 “키 작은 가드는 안된다고 했지만 난 증명했다"
“운동능력 없는 흑인 가드는 안된다고 했지만 난 증명했다"
“슈팅만으로는 리그를 지배할 수 없다고 사람들은 말했지만 난 증명했다"
“이번에도 나는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언더아머와 계약하고, 나만의 길을 개척할 것이다"라고 쿨하게 말합니다 (멋있다 ㄷㄷ)
그건 그렇고 나이키가 메시와 커리를 놓친 이유가 참 사소하고 어이없지 않나요? 나이키는 분명 이 둘의 잠재력을 알았을텐데, 왜이렇게 성의 없게 협상을 한 걸까요?
힌트는 그 당시 나이키의 스포츠 스타 마케팅 철학에 있습니다. 당시 나이키가 후원하는 세계적인 스타들은 “마이클 조던", “르브론 제임스", “코비 브라이언트", “라파엘 나달"이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 혹시 발견하셨나요?
이들은 모두 사람의 느낌이 아니고 신같은 신성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나이키의 철학은 이랬습니다. “나이키의 간판이 되려면 인간 이상의 피지컬을 보여주어야한다”
나이키는 이미 조던, 르브론, 코비가 있었기 때문에 “너무나도 인간처럼 생긴" 메시나 커리는 그들의 이미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특히 메시, 커리 둘 다 나이키와 협상을 할 때 여기저기 잔부상을 안고 있어서 나이키는 가뜩이나 호리호리한 이 둘의 피지컬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 당시 나이키의 후원을 받는 축구 선수 중 나이키가 원하는 인재상이랑 딱 맞는 피지컬과 실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이미 있었습니다.
바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였습니다.
나이키는 농구, 축구 모두 사람이 아니라 슈퍼휴먼, 신같은 실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메시, 커리와의 계약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건 나이키가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며 초심을 잃었다는 점입니다.
1980년대 아디다스는 한 농구 선수와의 후원 계약을 이 선수가 “키가 작다"는 이유로 거절합니다.
이 선수는 그 당시 무명이었던 나이키보다 더 쿨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아디다스와 계약하고 싶었지만 결국 거절당합니다.
그리고 나이키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 무명의 선수와 계약합니다. 누군지 다 아시죠? 바로 마이클 조던입니다.
아디다스는 마이클 조던을 거절해버리는 역대 최고의 실수를 했지만 큰 교훈을 얻고 리오넬 메시에게 현재까지 아주 아주 잘해주고 있습니다.
메시에게 후원금도 많이 주고 저지 판매에 대한 수익도 쉐어하면서 이제는 초특급 슈퍼스타의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는 듯 합니다.
나이키 역시 2006년 메시를 놓치고 2013년 커리를 놓치는 과정에서 “선수의 피지컬이 아닌 그 선수가 가진 기술에 집중하자"는 교훈을 얻습니다.
메시는 2006년 당시 키가 안 커서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고 있었고, 2013년 커리는 너무너무 말라서 괴물들로 가득한 NBA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메시, 커리 둘 다 그 누구도 갖고 있지 않은 엄청난 기술이 있었습니다.
메시는 역대 최고의 드리블, 슈팅, 패스, 시야를 갖고 있고 커리는 역대 최고의 슈팅 능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한편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아디다스, 언더아머는 각각 메시, 커리를 데려왔음에도 많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2006년 메시를 영입했을 때 아디다스의 시가총액은 13조였는데, 현재는 52조, 17년동안 4배의 성장을 보여줍니다. 같은 기간 나이키의 시가총액은 20조에서 220조로 11배 상승합니다.
언더아머는 상태가 더 심합니다. 2013년 커리를 영입했을 때 시가총액이 8조였는데 현재는 4조로 오히려 반이나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나이키의 시가총액은 65조에서 220조로 약 3.5배 상승합니다.
결국 마이클 조던 이후로 “브랜드를 뛰어넘는 개인”이 나오기는 참 힘든 것 같고, 나이키가 참 운동선수 마케팅을 잘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메시, 커리 둘 다 나이키와 계약을 했으면 아마 현재 나이키 시가총액은 300조는 거뜬히 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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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readtrung.com/p/nikes-marketing-blindsp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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